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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과 미술의 아름다운 조화
저자/역자
전창림
출판사명
랜덤하우스코리아
출판년도
2007-12-07
독서시작일
2021년 06월 17일
독서종료일
2021년 06월 19일

서평내용

어릴 때 자의든 타의든 미술관을 한 번씩은 가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한 작가부터 여러 작가의 그림이 걸러져있는 전시회에 몇 번 가볼 기회가 생겨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바라본 그림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기분을 들게 만들어 그쪽으로는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단정 지어버렸다. 하지만 이번에 접하게 된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통해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난 작품을 감상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책의 이름만 보아도 작가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전창림은 화학공학과를 진학하여 교수로 재직하며 미술과 자신의 전공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다. 그랬기에 유학시절에는 실험실과 박물관을 병행하며 다니곤 했다고 한다. 그렇게 두 가지 분야에 대해 지식이 있고 흥미가 있어서인지 이 책에서도 그가 얼마나 미술과 화학을 좋아하는지 느낄 수 있을 만큼 미술과 화학 두 설명 모두 자세히 적혀있었다.

이 책은 총 5파트로 이루어져있다. 각 장의 제목은 미술의 역사를 바꾼 화학, 화학원소와 화학자를 그리다, 광학과 색채과학이 캔버스에 들어가다, 스펙트럼 분광학으로 태동한 인상주의, 경이로운 과학적 상상력이다. 제목만 보아도 알 수 있듯 그는 미술작품에 담긴 과학적 요소들, 더 나아가 그 작품이나 화가와 관련된 과학적 일화에 대해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분야를 접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미술관에 가 작품을 접한다면 난 작품을 느낄 생각도 없이 그저 정답을 찾는 것 마냥 설명을 읽는 것부터 하였다. 그리고는 나만의 감상이나 생각에 빠지지 않고 다음 그림으로 넘어갔다. 이러한 패턴이 내게 미술은 맞지 않다거나 미술은 어려운 분야란 잘못된 인식을 새겨준 것 같았다. 책의 저자를 보며 그림으로 한번, 설명으로 두 번, 자신의 전공지식으로 세 번 이렇게 작품을 자기가 받아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단 걸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저자의 모습과 내 자신이 비교가 되어 ‘난 어쩌면 그림이 아닌 글만 보고 다녔구나.’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과학과 미술, 내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두 분야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미술에서 쓰이는 기법과 물감에 얼마나 많은 과학적 요소가 숨어있는지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접하지 못 했을 것 같은 저자만 쓸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가령 화가의 당시 시대상이나 나타내고 싶은 바와 같은 부분은 미술을 배우고 이해할 때 나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더 나아가 화가가 이런 색을 선택한 이유나 화학구조에 따른 물감의 차이가 불러오는 그림의 차이 등을 알려주며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여러 책들을 접하다보면 자서전이나 자기 계발서 그리고 소설들까지 다양한 목적을 가진 책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책들을 읽으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얻고 간접적으로 감정에 공감해보거나 해본 것 같은 기분을 들게 만든다. 이 책 또한 내가 접하지 못했던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며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로 집에만 있어 답답함이 있는 현재, 삽화된 그림을 통해 미술관에 간 거 마냥 간접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관련 지식도 쌓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야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덜어낼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렇기에 화학이든 미술이든 하나라도 관심이 있는 편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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