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인 우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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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정체를 읽고
저자/역자
Platon
출판사명
서광사 1997
출판년도
1997
독서시작일
2015년 06월 25일
독서종료일
2015년 06월 25일

서평내용

플라톤의 어린 시절은 아테네가 혼란스러웠던 때였고, 그는 형편없는 정치를 보고 환멸을 느꼈다. 그가 다시 정치에 참여하려고 마음먹었으나, 그 정권의 주도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결국 소크라테스가 자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플라톤은 현실정치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철학으로 관심을 돌려, 철학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철학 입문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플라톤의 국가·政體>에도 대화를 이끄는 인물로 등장하여 그가 플라톤의 학문적, 정신적 스승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제 1권에서 제 10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등장인물 간의 대화, 논의로 전개된다. 나는 우선 이 책의 요약과 주요 내용을 적고, 내가 생각하는 국가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남겼으며, 자신의 무지를 알고 인간이 지닌 능력과 자각, 이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것을 강조하였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는 때에 사람이 진정으로 사람다울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성장 배경, 가치관 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의견이 자신을 넘어서 다른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국정운영, 통치와 같은 정치적인 행위 또한 다수표를 얻은 한 사람의 의견으로 결정이 된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올바른 것, 아름다운 것, 경건한 것, 절제있는 것과 관련된 척도나 기준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본으로 삼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으며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또한, 우주와 자연은 스스로 ‘좋음’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조화로운 질서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적도와 균형의 성질을 갖춤으로써 조화로운 질서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나라의 다스림과 인간 역시 그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크라테스는 나라가 수행해야 할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상태를 ‘훌륭한 상태’라고 말했다. ‘훌륭한 상태’는 지속적이어야 하며, 훌륭함이 지속적으로 굳어진 상태를 ‘용기’, ‘절제’, ‘지혜’ 등으로 표현했다. 이어 ‘올바름’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올바른 이가 돈을 간수하는 데 있어서 능하다면, 그는 훔치는 데에도 능하다. 사람들이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있어, 선량하지 않은 이가 선량한 이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글을 보고, 유병언이나 일부 정치인, 사회적으로는 지위가 있으나 인간적으로는 옳지 못한 명사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기준과 사회통념적인, 일반적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그러한 생각을 표현하는 말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올바름과 인간적 훌륭함은 필연적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올바름에 관해서 누군가가 더 나은 대답을 한다면, 알지 못한 자는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구절에서는 의문이 들었다. 그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벌을 받아야 한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숨기려 할 것이고, 가르침을 부끄러워하게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와 지도자를 선장에 비유하며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고, 비교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몸은 결함이 있는 것이며, 그 자체로 존속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오늘날 의술이 발명된 것이라고 하였고, 몸에 편익이 되는 것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기술이 준비되어 있다고 했다. 이 주장을 세월호 참사에 대입해보았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해군은 노후한 장비, 장비 부족을 느꼈고, 이후 해상 사고시 구조, 인양을 하기 위한 수상구조함, 통영함을 건조했다. 통영함은 2012년에 완전 건조된 최신식 구조함이지만, 운항연습, 운형 시험운항을 거치지 않아 성능 문제로 세월호 구조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통영함은 해양 기술에 편익이 되려고 개발한 것이 아니라, 만약에 있을 해상 사고에 대비하여, 신속하고 안전한 구조를 하기 위해서 개발된 것이다. 2012년에 함정은 완전히 건조되었고, 진수식을 올렸고, 해군은 최신식 구조함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배가 해상 사고 구조, 구난을 위해 건조된 것이라면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성능 시험을 거쳐야했다. 해군에서는 통영함을 기술 발전으로만 생각한 것처럼 느껴지며, 이는 비난받아도 마땅하다. 해군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기관들도 편익이 되는 주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위한 정책, 서비스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소크라테스와 티라시마코스의 논쟁 중에, “다스림(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자진해서 그 일을 하지 않고, 보수를 요구한다. 그걸 맡아 함으로써 이득이 생기게 될 쪽은 자신이 아니라 다스림을 받는 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바탕으로 한다. 통치도 다스림을 받는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제공하며 지시를 내린다. 따라서 더 약한 자의 편익을 생각하지, 강한 자의 편익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다스림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편익을 생각한다. 스웨덴에서 정치인은 명예직인 동시에 봉사직이며, 그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은 없다. 임기 당 평균 100개의 법안을 발의하며 열심히 봉사한다. 따라서 정치인 부패 관련 문제도 적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에서는 정치인들에게 엄청난 특권이 주어지고 있으며, 면책, 불체포특권, 연금까지 주어진다. 스웨덴 국회의원의 월급은 950만원, 한국은 1149만원으로 약 200만원 차이가 나지만, 2배 이상 차이나는 국민소득을 따져보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 다스림으로 인해 이익을 얻어야 할 쪽이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 이런 특권이 필요한 것인가? 이러한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것 같아 개탄스럽다.

어떤 반사회적인 것이 있으면 일부 사람들은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다수는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표현하거나, 나머지는 지나치거나 한다. 지나치는 이들을 제외하면, 모두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들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관련한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의 반응을 이끈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쟁점에 관해서 실제로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이 분노하는 데에서 그친다. 인터넷으로 자신의 의견, 분노를 표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행동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주류 기득권의 입장에서 사회에는 행동하는 사람들을 안 좋게 보는 시선이 있다. 또한, 그 이전에 사람들이 행동하면 변화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를 이끄는 것은 국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말을 보면, 대한민국 사회 구조도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혼과 올바른 사람, 훌륭한 사람은 복 받고 행복할 것이나, 그렇지 못한 이는 반대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올바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물질적 만족을 추구하는 이도 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그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한 사람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구조를 가진 사회가 올바른 사회인가? 실패한 친일파 청산, 잘못된 자본주의,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올바름에는 개인의 것도 있지만, 나라 전체의 것도 있을 것이다. 큰 규모에서 찾는 게 쉬울 것으로 판단되어 소크라테스는 이론상으로 나라를 수립해 논의를 했다. 분업의 효용성 때문에 생기게 된 나라는 ‘최소 한도의 나라’에서 시작하여 ‘호사스러운 나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직업, 많은 사람들이 생겼고, 영토 확장도 필요해졌다. 이에 전쟁의 위험이 있다는 뜻이며, 전쟁을 막고 나라를 지킬 수호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전문성을 요하기도 한다. 나는 이 내용을 연장시켜, 대통령을 뽑는 데에 있어서 신중해야 하는 이유로 보았다. 부모가 되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항상 부유했던 사람은 가난한 사람의 고민을 알 수 없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지도자를 뽑는 데에 있어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표는 더욱 신중하여야 하며, 지도자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을 갖고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수호자를 선발하는 기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통치자들은 연장자이어야 하며, 나라를 가장 잘 지키는 사람, 그 문제에 있어서 가장 슬기롭고 유능한 사람, 나라에 유익한 것을 열의를 다해 하는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공포의 대상들 속에서 겁을 먹는지 살펴보고, 어떤 경우에나 홀리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후보자 토론회를 관심있게 봐야 할 이유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수호자, 통치자라면 다양한 안건에 대해 생각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보통의 시민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까지 신경써야하는 위치이다. 따라서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의 공격적인 질문을 받고 자신의 소신, 의견을 조리있게 말하는 후보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통치자가 되지 않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나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잘 전달하고, 설득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함을 느꼈다.

소크라테스는 아이들의 올바른 교육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이들로 하여금 어떤 이야기든 듣게 한다면, 그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성장했을 때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에 숨겨진 의도가 없더라도 어릴 때 갖게 되는 생각은 고치기 어렵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따라서 나라의 수립자들로서는 시인들이 거기에 맞추어 설화를 지어야하는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이를 언론과 언론이 전달하는 이야기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았다. 언론이 전달하는 내용은 사실이지만, 기자를 거치고 활자화되면서 사실에 주관적인 시선이 반영된다. 많은 사건 중, 보도되는 것과 보도되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논의될 기회, 뉴스 가치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언론이 전달하는 것을 이야기로 보아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규범은 언론 규제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졸업 후에 언론사 입사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이지만, 언론사 규제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올바르지 못한 내용, 정확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규제를 통해서 바로잡아야 한다. 규제가 없다면 온갖 거짓이 난무할 것이고, 사람들은 어떤 내용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것이며, 언론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언론사의 규제이다. 이 규제가 사회적,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 변질될 경우가 있고, 그러한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힌 것 같다. 규제 자체를 안 좋게 보는 시선을 고칠 필요가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호’의 침몰을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호’의 선장,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을 떠넘기며 탈출하는 선장과 같았고, 대기업 규제 완화와 안전규제 감축은 무리하게 세월호를 증축한 청해진해운이었으며, 정부의 보도지침이나 정부의 대변인 같은 보도는 가만히 있으라던 안내방송이었다. 국가는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해경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초기구조를 잘못하면서 살릴 수 있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사고 초기 재난대책본부가 난립했고, 기관 간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혼란스러웠고, 재난사고 안전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정치인들의 언행은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했다. 대통령,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비극적인 사고를 통해 알게 됐다. 세월호 사고에서 대통령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지위를 주어서, 각 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최선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기업의 성장이나 경제 성장, 그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이 더욱 중요하고, 이를 지켜주려고 했어야 했다. 세월호 사고에서부터 대응까지 무능한 대한민국 정부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번 참사를 통해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선출해야하는 이유를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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