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만 가까이 해도 쫙 벌어질 것처럼 팽팽하가게 살이 쪄오른 볼
시작부터 버럭소리를 지르는 성주. 다짜고짜 자신의 영정을 현치문에 내걸겠다며 환쟁이를 들이라한다.
그렇게하여 들어오게된 신기가 있다는 화가는 열흘의 시간을 달라하며 오일 내도록 그저 왕을 따라다닐뿐이다.
그런 환쟁이를 의심하며 늘 화를내는 성주.
단지 책을 읽을뿐인데도 난폭하기 그지없는 성주한사람이 머리속에 바로 그려질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를 해놓았다.
환쟁이에 대한 묘사또한 그렇다. 그의 외모에대한 묘사는 단 한마디도 없고 오직 그의 대사를 통해서도
그가 어떠한 인물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성주가 언성을 높여도, 그의 우두머리 신하가 언성을 높이더라도
환쟁이는 움츠러들거나 굽신거림 하나없이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한다.
그런 환쟁이는 십일 후 너무나도 정직한, 정말로 당장이라도 성주가 그림에서 뛰쳐나올듯하게 완벽한 그림.
그림이 펼쳐진 순간 실내가 정적에 휩싸이고 모두 소스라친 표정으로 딱딱하게 굳어있지만 화공 혼자만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주를 올려다볼 뿐이다.
버럭 성질을 내는 성주앞에서도 그는 한치의 물러섬없이 자신은 진실만을 그렸다며 외친다.
결국 투옥되고 마는 환쟁이. 그 후 또 다른 화공이 그린 성주의 영정은 쌩판 다른사람. 흡사 부처님의 모습.
그 모습을 본 투옥된 환쟁이는 여전히 뜻을 굽히지않고 단지 마지막 치장을 할 뿐이다.
그의 필체는 완벽하게 상황들을 묘사하고있다. 몇장의 소설로 독자들의 마음을 정말 말그대로 쥐락펴락하듯이..
이번 소설과 마찬가지로 조정래 작가님의 작품은 늘 나를 감동으로 물들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순간도 마지막 환쟁이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의 놀라운 신념이 나의 가슴에 와닿으며 그동안의 비겁했던 순간순간의 내 모습들을 반성하게된다.